3대 지수,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폭 ↓…8월 CPI에 금리인상 폭 높아질 전망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뉴욕증시가 급추락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한 결과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6.37포인트(3.94%) 떨어진 3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7.72포인트(4.32%) 폭락한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3대 지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급락하다 지난 6일 이후 반등하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일주일 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S&P 500 기업 중 490곳 이상의 주가가 이날 떨어질 정도로 하락세가 광범위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개장 직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지난달 CPI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시장 전망치(8.0%)를 크게 상회,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고 더 오래 갈 수밖에 없다는 상황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이 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연준이 주목하는 이 지표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7월(0.3%)의 두 배로 치솟았다는 소식은 더욱 큰 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8월 CPI 발표 후 9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기대를 접고 최소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견고한지, 연준의 대응 규모가 얼마나 될지를 시장은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며 9월 기준금리 인상폭 전망치를 1%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더욱 급격한 금리인상 예상은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3.75%를 돌파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고,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3.361%에서 이날 3.422%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9.5%,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9.4% 각각 급락했고 애플(-5.9%), 마이크로소프트(-5.5%), 구글 모회사 알파벳(-5.9%)도 대폭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유니티소프트웨어(-13.4%)를 비롯한 일부 기술주는 두 자릿수 대 폭락을 기록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 또한 높아졌다는 우려에 따라 증시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윌밍턴트러스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루크 틸리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심지어 숲의 끝이 어디인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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