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카자흐 도착…'대관식' 앞두고 32개월만의 외유(종합)

입력 2022-09-14 18:00   수정 2022-09-15 17:45

시진핑 카자흐 도착…'대관식' 앞두고 32개월만의 외유(종합)
15~16일 우즈벡서 SCO 정상회의도 참석…푸틴과 전략공조 다질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을 방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2년반 이상 중단했던 해외 정상 외교를 재개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인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방안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카자흐스탄행은 시 주석이 지난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약 32개월 만에 외국을 방문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 주석은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도 한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이란이 정식 가입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SCO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외연 확대 문제도 논의한다.
시 주석은 오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 대면하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미국의 대중국 군사·경제 관련 견제 강화 등 배경 속에 반미를 고리로 한 전략적 공조 의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러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 2월 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회담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또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등에서 일대일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 등 자신의 외교·안보·대외경제 어젠다를 비중 있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우군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고,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하며, 서방에 맞설 다자 플랫폼으로 중시해온 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기 진영 다지기'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 주석으로선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0월16일 개막)를 약 한 달 앞두고 이뤄지는 외국 방문을 통해 자신의 국제적 위상과 집권 3기 대외 정책 기조를 국내외에 알릴 전망이다.
코로나19 방역을 국정의 중대 과제로 삼고 2년 반 이상 해외 방문을 자제해온 시 주석의 외유 재개가 중국의 방역 정책에 줄 시사점도 관심거리다.
최소한 내달 당 대회와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시진핑 집권 3기와 관련된 중대 정치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현재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오랜 칩거를 접고 외국 방문에 나서는 것은 고강도 방역의 '출구전략' 모색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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