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콩평론가 "중국 향후 2년이 중요…경제·군부 주시해야"

입력 2022-09-15 06:00  

[인터뷰] 홍콩평론가 "중국 향후 2년이 중요…경제·군부 주시해야"
"태자당 많은 자산 홍콩에…중국의 어떤 도시도 홍콩 대체하진 못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경제, 사회적 불안, 반대파, 인민해방군 등 이 네 가지가 중국을 지켜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각 요소가 개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네 가지가 결합하면 큰 문제가 됩니다. 중국은 거시적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향후 2년이 중국에는 매우 중요합니다."
홍콩의 언론인 출신 정치 평론가 조니 라우(69) 씨는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중국 공산당과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때라며 이런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0월16일 개막)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당 대회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어떤 정책이 펼쳐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3년부터 1991년까지 친중 매체 문회보에서 근무하며 베이징 지국장으로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취재한 그는 해당 시위 보도로 2년 뒤 해고됐다. 이후 대학 강단에 서며 중국 관측통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해온 그는 현재 홍콩 명보, am730 칼럼니스트이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라우 씨는 "중국 경제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 돈 나올 데가 없으면 사람들은 참지 않는다. 시 주석이 권력을 장악해도 경제는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인구는 줄어드는데 은퇴한 공무원, 퇴역 군인들이 연금을 못 받으면 목소리를 낼 것이다. 2년 전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만든 것은 반대파가 사회적 불안을 이용할까 봐서다. 중국에는 지금 반대파가 모두 숨어있지만 언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지 모르는 일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군은 매우 잘 조직돼 있고 단체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중국이 4년 전 퇴역군인사무부를 신설한 것도 퇴역군인 처우 문제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시 주석이 군도 강력히 장악하고 있지만 군은 힘에 충성하는 것이고 힘은 돈에서 나온다. 돈줄이 막히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제재한 1천개의 중국 기업을 잘 보면 인민해방군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나 군이 소유한 기업은 없다. 이는 미국의 매우 교묘한 전술인데 향후 이 부분에 변화가 생기면 군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라우 씨는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기업을 ▲ 군과 프로젝트별로 연계된 화웨이 같은 기업 ▲ 군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 군이 소유한 기업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후자 두 부류는 아직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기업은 돈을 해외에서 벌어야 하는데 미국이 만일 군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유한 기업도 추가로 제재해 군의 돈줄이 막히면 군이 당에 충성할까? 대만과 전쟁을 치르자고 하면 따를까? 애국심? 충성심? 아니다. 군도 힘과 돈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도 대만과 전쟁을 하면 대만이 아니라 미국과 싸우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또 전쟁 이면에는 금융, 이념, 기술 싸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대만과의 전쟁에 나서면 중국군에는 무슨 이득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시 주석은 내부의 여러 문제와 부담을 전환하기 위해 대만 통일을 내세우지만 모두가 실전보다는 냉전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것을 안다"며 "군부 내에 대만과의 전쟁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있다는 것도 프로파간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라우 씨는 같은 맥락에서 갈수록 과격한 목소리를 내는 중국 국수주의자들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이 수단으로 활용하며 부추길 뿐 14억 인구 중 몇백만 명에 불과한 소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대부분 인민이 당국을 따르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며 모두가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지시를 따르는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이미 개혁·개방을 경험했고 그로 인한 중국의 발전을 지켜보며 앞으로 전진했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이 되고자 하지만 중국에서 더 이상 마오쩌둥이 쓰던 강압적 정책이나 쇄국정책은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자로서 1984년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취재했다는 그는 "1980년대 나는 홍콩의 미래에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홍콩 일국양제의 죽음을 걱정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다만 중국의 어떤 도시도 홍콩을 대체하진 못한다고 자신했다.
라우 씨는 "1980년 개방 이래 중국으로 들어간 외국 자본의 70%가 홍콩을 거쳐 갔다. 홍콩이 붕괴하면 중국은 고립된다"며 "또한 중국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의 많은 자산이 홍콩에 있는 상황에서 홍콩이 망하면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정치적으로는 거리를 두지만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모든 것에서 배제하고 싶어한다"며 "미국식으로 중국에 접근하면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중국을 잘 관찰하며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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