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리트주, 주지사 정당 색깔로 변형 후 비난 쏟아져 결국 사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초록색·흰색·빨간색'으로 이뤄진 국기 색깔을 임의로 여당 상징색으로 바꾼 멕시코의 주 정부가 국민들의 비난 세례에 결국 머리를 숙였다.
14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와 밀레니오에 따르면 나야리트주는 전날 '차풀테펙 수호 어린이 영웅 6명 175주년 추념일'(9월 13일)을 기리기 위해 도심에 있는 후안 에스쿠티아 공원에 색깔을 변형한 멕시코 국기를 달았다.
독수리 문장이 있는 가운데 흰색 바탕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는 초록색과 빨간색 부분을 체리 색 계열로 바꾼 것이다.
이 독특한 색깔은 멕시코 여당이자 나야리트 주지사 소속 정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을 상징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나야리트주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스포츠 국가대표팀에 '트리콜로르'(Tricolor·세 가지 색을 뜻하는 스페인어)라고 따로 별칭을 붙일 정도로 국기 색깔을 유별나게 사랑하는 국민성을 방증하듯 비판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나치 독일 깃발을 연상시킨다'는 성토도 있었다.
멕시코 의회에서 제정한 문장,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에도 위배되는 사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겔 앙헬 나바로 나야리트 주지사는 곧바로 이 '변형 국기'를 회수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이날 "국기 색깔이 왜곡된 것에 대해 주 정부를 대표해 용서를 구한다"며 "실수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하며, 조국 상징에 대해 존중하겠다고 거듭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국기 장식을 기획한 나야리트주 책임자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국가재건운동 소속 에블린 살가도 주지사가 있는 게레로 주에서 국기 가운데 문장 부분에 있는 뱀 모양을 'S'자 형태로 더 비틀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주지사 성(Salgado) 첫 글자를 강조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