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국방장관 회담…中 극초음속 미사일 대항기술 공동연구 합의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박성진 특파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일본의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이번 회담에서 방어 목적으로 적의 미사일 발사 기지 등을 파괴하는 반격 능력 보유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전했고, 이에 오스틴 장관은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개각 때 취임한 하마다 방위상이 오스틴 장관과 대면 회담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마다 방위상은 "자기 나라는 자신이 지킨다는 의지와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반격 능력을 포함해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해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반격 능력은 원거리 타격 능력 보유를 전제로 한다.
일본 방위성은 기존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200㎞에서 1천㎞ 이상으로 늘려 1천 발 이상 보유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도탄을 중국 및 대만과 가까운 난세이 제도에 배치하고 함선과 항공기에도 탑재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1987년 당시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사거리 500∼5천500㎞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을 폐기해 현재 같은 사거리의 미사일 전력에서 중국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 일본의 원거리 타격 수단 보유를 지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마다 방위상은 연말까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일본 내 논의를 설명하면서 방위비의 상당한 증액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오스틴 장관은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중국이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항하는 기술의 공동연구에도 합의했다.
앞서 미일은 지난 1월 열린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공동분석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분석의 진전을 토대로 요격에 필요한 기술이나 구성품의 연구를 진행한다고 확인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르고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다.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쉽지 않아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미국,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미일 국방장관은 대만 해협 등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의 대만 해협이나 일본 주변에서 도발적인 행동은 큰 불안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중국이 지난달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진 데 대해 "일본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안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5조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은 미국이 핵을 포함한 전력으로 일본을 지킨다는 '확대 억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심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