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앙아 '우군 다지기'…"영토보전 지지…협력 심화하자"(종합)

입력 2022-09-15 18:13  

시진핑, 중앙아 '우군 다지기'…"영토보전 지지…협력 심화하자"(종합)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정상들과 잇달아 회동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2개월 만에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4개국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 우군 결집에 공을 들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3개국 대통령과 잇달아 별도 양자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이들 대통령 모두에게 해당국의 독립·주권·영토 보존 수호에 대한 지지와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고 개발도상국의 공동이익 보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양국 간 협력 심화를 제안했다.
시 주석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에게 "양측은 확고한 지지를 확대하고 호혜 협력을 전면적으로 심화해야 한다"며 "우수한 중국 기업이 더 많이 키르기스스탄에 투자하는 것을 지지하고 양국의 인적 왕래와 화물 통관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자파로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키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경제 무역·철도·안보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심화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농업, 의료, 소방, 식물 검역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천연가스 협력 확대, 비자원 분야 협력 가속화, 인문 교류 확대, 방역 협력 강화 등을 제시한 뒤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서로를 확고히 지지하고 양국 관계가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추진하며 양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중국이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이 제안한 일련의 중대한 제의는 국제 평화 안전을 지키고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에게는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심각하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지금 양국은 서로를 확고히 지지하고 양국 관계가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협력 강화와 타지키스탄으로부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약속한 뒤 인프라·수리·교통·친환경 기술·디지털 경제·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통해 타지키스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흐몬 대통령은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중국의 발전 경험을 참고해 경제무역, 농업, 교통 등 영역에서 실무협력을 보강하며 양국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향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높은 수준으로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국빈 방문하는 시 주석을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하는 이례적 예우를 연출했다. 통상 외국 정상의 방문 때 공항 영접은 외교장관 또는 차관이 한다.
이런 '특별 예우'의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일대일로와 에너지 분야 교역 등으로 점점 긴밀해지는 중국과 두 국가와의 경제 협력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 측면에서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중앙아 국가들의 의지가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옛소련의 일원이었던 중앙아 국가들은 독립 후 중국과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어도 러시아의 '눈치'를 봐야 했고,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아를 주 무대로 삼는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 및 일대일로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권' 구상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존재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 의존이 급격히 심화하면서 중국과 중앙아 국가들은 상호 관계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눈치를 이전보다 덜 봐도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켜본 중앙아 국가들로선 자국도 러시아 팽창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안보 측면에서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심리가 커졌을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시 주석이 중앙아 대통령들에게 "독립과 주권, 영토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7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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