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게 유지하겠다 약속한 적 없어…집값 10% 떨어져도 놀랍지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넉 달 연속 단행해 거센 사퇴 압박을 받은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앞으로도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상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호주 A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우 총재는 이날 오전 호주 하원 경제상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금리 수준에 대해 "여전히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상승률을 목표 범위인 2∼3% 내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며 금리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24년까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금리를 대폭 올리면서 사퇴 압력을 받는 것에는 2024년까지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조건부' 설명을 그렇게 이해했다는 점은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 특히 최근 많은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높은 금리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1월까지도 "충분한 임금 상승 없이는 2024년까지 물가상승률이 2∼3%대에 도달하기 어렵다. 2024년까지 현행 금리를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낮은 임금 상승률에도 물가가 급등하자 0.1%이던 기준금리를 2.35%까지 올렸고,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국민을 속였다며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로우 총재는 하락세로 전환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2년 동안 주택 가격이 25% 올랐다며 "가격이 10% 하락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RBA의 잘못이 아니라며 "높은 집값은 우리가 내린 선택이며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내년 세계 경제는 상당히 취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전망보다 경제가 취약해지면 합리적인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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