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정례적으로 EDSCG 개최…美핵우산 운용에 발언권 제도화
北, 핵무력 법제화에 핵위협 현실화 판단…北에 압도적 대응 경고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한미 양국이 16일(현지시간) 약 5년만에 재가동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억제태세 강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은 북한의 핵 위협이 본질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낸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이 지난 8일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통해 사실상 핵 선제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공표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인 문제가 됐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비핵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투발 수단을 더욱 증가시키고 동맹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철통같은 대(對) 한국 방위 공약을 천명하는 수준에 더해서 미국의 핵우산으로 표현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급선무였다.
이런 차원에서 한미가 이날 회의에서 EDSCG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내년 회의 전에 실무 회의도 개최키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지난 2018년 1월 제2차 회의 후 중단됐던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면서 전략자산 전개 및 운용과 같은 확장억제정책을 집행하는 데 우리의 발언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됐다는 평가에서다.
조태용 주미대사가 지난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회로 미국이 핵우산을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제도적 발언권을 갖게 됐고 우리 의견을 투영시켜서 확장억제가 필요할 때 필요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게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이번 회의 참석 계기에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방문해 B-52 전략폭격기를 시찰한 것도 전략자산 운용 공조 차원에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제5대 전투기인 F-35A 전투기 연합훈련을 진행한 데 이어 조만간 로널드 레이건 항모 강습단을 역내에 전개되는 것도 미측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실행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전략자산 전개 규모나 수준이 과거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굳건히 지킬 것이며 여기에는 핵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위의 방어수단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미가 적시에 효과적으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데에 대한 공조를 강화키로 한 것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과거와 다른 양상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 한미는 이번 성명에서 북한의 어떤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며 결정적 대응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압도·결정적이라는 것은 비례적 수준을 벗어나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못할 정도의 강도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연내에 북핵 위협 단계별 상황에 맞는 군사 대응 훈련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진행한다.
한미는 또 북한의 전술핵 개발과 선제공격 위협에 대응해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에 대한 개정 작업도 진행중이다. 한미 TDS는 북한 지도부 특성과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고려해 한반도 상황에 맞게 최적화한 억제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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