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이 튀르키예(터키) 인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내년 회계연도부터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2020년에도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를 완화했다가 이번엔 완전히 해제했다.
단, 미국은 이번에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면서 키프로스가 돈세탁 방지 규제를 잘 이행하고 러시아 군함의 항구 접근을 계속 거부하는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월 키프로스는 러시아 군함의 자국 항구 정박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은 매년 키프로스가 이와 같은 조건을 잘 이행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현재 키프로스는 튀르키예의 영향권에 있는 북키프로스와 남키프로스로 분단돼 있으며, 미국은 양측이 군수 경쟁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해 1987년부터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했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1974년 친(親) 그리스계 군부가 남부를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튀르키예군이 북부에 침공해 북키프로스를 수립하면서 분단됐다.
국제법으로는 남부의 키프로스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터키는 북키프로스를 승인하고 사실상 피보호국으로 삼았다.
튀르키예 정부는 미국의 금수 해제에 즉각 반발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미국의 키프로스 금수 해제는 동부 지중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고 군비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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