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피오나' 푸에르토리코 강타…한때 섬 전체 정전(종합)

입력 2022-09-19 09:30  

허리케인 '피오나' 푸에르토리코 강타…한때 섬 전체 정전(종합)
140㎞ 강풍에 산사태, 다리 유실, 침수 피해 속출…비상사태 선포
"5년 전 피해복구도 안돼 어려움 가중"…프랑스령 과들루프서 1명 숨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초강력 허리케인 '피오나'가 18일(현지시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했다. 카리브해의 섬 전역이 정전되고 곳곳에서 산사태와 침수 신고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새벽 열대성 폭풍에서 세력을 키워 1등급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피오나'는 오후에 푸에르토리코 남서부 지역 해안가로 상륙했다.
최고 시속 140㎞에 이르는 비바람의 영향력은 '피오나' 중심에서 220㎞까지 미쳤다. 한때 섬 전체가 구름에 뒤덮이기도 했다.
폭풍의 맹렬한 기세에 주요 지역 송전선이 무너지거나 기능을 잃었고, 한때 섬 전체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전력회사인 루마 에너지(LUMA Energy)는 트위터에 "악천후 때문에 여러 송전로 시스템이 중단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졌다"며 현재의 기상 조건을 고려할 때 완전 복구까지는 며칠 걸릴 것이라고 알렸다.



수도 산후안을 비롯한 곳곳에서는 도로와 다리가 유실됐고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북부 카구아스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도로가 흙탕물로 뒤덮였다.
일부 의료기관은 발전 시설이 멈춰 긴급 수리 작업이 진행됐다.
페드로 피에르루이시 주지사는 "피해가 재앙 수준"이라며 "주민 안전을 위해 주 방위군을 비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320만 명 인구 중 이재민은 약 1천 명 정도 발생했으나, 그 규모는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주 정부는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 상황은 공식 집계되지 않았다.



앞서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2017년 9월 20일 3천 명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마리아' 피해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초긴장 상태로 '피오나'를 맞았다.
주민들은 비상식량을 비축하고 창문에 바람막이 용품 등을 덧대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
다만, 5년 전 '마리아'로 훼손된 가옥 중 3천여 채는 복구되지 못한 채 지붕에 파란색 방수포만 둘러쳐져 있는 상황이어서 '피오나'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날 오전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푸에르토리코 주 정부도 전역에 대피소를 마련하는 한편 각급 학교 휴교에 들어갔다. 공항과 항구도 일시 폐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공화국 동부에서 홍수 피해가 예상된다"며 주민에게 안전한 곳에 머물 것이 권고된다고 밝혔다.



푸에르토리코 상륙 전 '피오나'는 프랑스령 과들루프를 지나면서 홍수 등 큰 피해를 안겼다. 주민 1명도 숨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역시 주요 해안가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고 취약 지역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전국 2천여 개 대피소 가동 태세를 갖췄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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