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중국이 노동력 인구 감소로 인한 산업 생산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을 이용한 산업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도입한 산업용 로봇은 세계 도입량의 거의 절반인 24만3천200여대로 이전 해보다 45% 늘어났다. 중국 외 전 세계 도입량(24만3천500여대) 증가율 13%를 크게 앞섰다.
특히 중국의 로봇 도입량은 미주와 유럽을 합한 것의 거의 두 배에 달해 세계 최대 로봇 시장으로써 중국의 위상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업계의 로봇 도입량이 90% 가까이 늘어났으며, 전자업계도 3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로봇 도입량은 48만6천800대로 이전 해보다 27% 늘어났다.
미주 도입량은 4만9천400대로 27% 증가했으며, 유럽은 15% 늘어난 7만8천대였다.
다만 중국이 로봇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나, 지난해 중국 공장에 설치된 로봇들은 대부분 일본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급격한 산업 자동화 움직임은 세계 2위의 경제력에도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독일에도 크게 뒤처져 있는 산업 자동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값싼 노동력 감소와 이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위축되고 있는 산업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로봇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중국의 급격한 산업 자동화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유엔에 따르면 중국은 이르면 내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의 자리를 인도에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65세 노동 가능 인구수가 이미 정점을 찍었으며, 인구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종사자는 2012년 1억6천900만명을 기점으로 감소, 지난해에는 1억4천700만명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종사자는 3억6천500만명으로 32%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을 이용한 산업 자동화만이 산업생산력을 유지하고 비용을 낮춰 '세계의 공장'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 보드의 자료를 보면 중국의 시간당 생산량은 주요 7개국(G7)의 4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생산성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9%대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이후에는 연 7.4%대로 증가세가 둔화한 상태이다.
유엔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과 서방 기업들의 이탈에도 아직 전 세계 생산량의 29%를 담당하는 세계 제조업 생산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번스타인의 중화권 리서치 담당자인 제이 황은 중국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를 경험하면서 산업 자동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현재 100만대 수준인 중국 내 산업용 로봇이 2030년에는 320만∼42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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