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중동서 지원·투자"…전문가는 여전히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의 재무부 장관이 심각한 경제난 속에 큰 홍수까지 겹쳤지만, 채무불이행(디폴트)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프타 이스마일 재무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신중한 결정을 한다면 채무불이행으로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위의) 도전적 환경을 고려할 때 안정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좁다"며 "하지만 안정화 정책과 목표 대부분이 궤도에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경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인해 대외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수렁에 빠졌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억7천만달러(약 1조6천3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받았지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86억달러(약 12조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 달 치 수입대금을 겨우 결제할 수 있는 규모다.
와중에 최악의 몬순 우기 홍수가 덮치면서 국토의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잠정 집계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1조7천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마일 장관은 홍수가 재정 상황에 타격을 줄지라도 파키스탄은 외환보유고를 40억달러(약 5조6천억원) 더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국제기구와 중동국가가 지원·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마일 장관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40억달러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올해 회계연도(해마다 7월 시작)에 50억달러(약 6조9천억원)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UAE가 투자할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는 몇 달 내로 분명히 구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국가는 카라치, 라호르, 이슬라마바드 등의 공항 장기 임대차 계약을 검토 중"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두 곳 매수 건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와 별도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12월 만기인 대출금 30억달러(약 4조2천억원)를 1년 더 연장해주기로 했다.
이스마일 장관은 신용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고 국채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15∼20일 이내에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파키스탄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더라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보조금 축소, 신규 세금 부과 등으로 여러 긴축 조치를 시행하더라도 그간 경제 체력이 워낙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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