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0%대 급락한 日기시다 총리…'아오키 법칙' 먹구름

입력 2022-09-19 13:51   수정 2022-09-19 15:01

지지율 20%대 급락한 日기시다 총리…'아오키 법칙' 먹구름
마이니치 조사서 29%…"적신호…기시다 정권 위기 상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악재가 이어지고 만회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가운데 정권이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17∼18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29%로 집계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0∼21일 조사한 것보다 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며 마이니치 조사에서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 기시다 내각 발족 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상승해 64%에 달했다.
비판 여론이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상황이다.
집권 자민당 지지율은 6%포인트 떨어져 23%를 기록했다.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을 합산하면 52%로 이른바 '아오키의 법칙'을 떠올리게 되는 상황이다.
아오키의 법칙은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의 합이 50%보다 낮으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일종의 가설로 이를 제창한 것으로 알려진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전 자민당 참의원 의원 간사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물론 마이니치신문의 조사에서 나온 지지율은 이달 16∼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내각 지지율 43%, 자민당 지지율 37%)나 교도통신이 17∼18일 실시한 조사 결과(내각 지지율 40.2%, 자민당 지지율 39.3%)보다 현저하게 낮다.
현재의 지지율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는 조사 주체에 따라 다르지만,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공통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오키 법칙은 일본 정계에서는 꽤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
가까운 예로 작년 8월 하순 마이니치의 여론조사에서 당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지지율은 26%였고, 자민당 지지율도 26%를 기록해 둘을 합한 수치(52%)가 기시다 정권에 대한 이번 조사와 같은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마이니치의 조사에서 지지율이 유독 낮기는 했으나 스가는 조사 결과가 공표된 지 1주일도 안 돼 차기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며 사실상 사임을 예고했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이니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30%대가 황신호, 20%대는 적신호"라며 "기시다 정권은 위기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기시다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및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國葬)이 꼽힌다.
가정연합은 신자에게 평범한 물건을 턱없이 비싸게 판매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자민당 정치인 다수가 이 교단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었으며, 심지어 선거 때 도움을 받은 사례도 있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 문제에 관해 사과했고, 자민당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권자들은 이런 조치가 미흡하며 자민당이 가정연합과 관계를 끊지 못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정치적 평가가 엇갈리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실시하기로 한 것도 유권자의 반발을 낳고 있다.
아베 전 총리 역시 가정연합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를 규명하지 않은 상태로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한 국장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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