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눈에 띄지 않게 런던의 인파 속을 거닐어보기로 했지만 소셜미디어를 타고 곳곳에서 그의 모습이 공개돼 버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일요일인 전날 런던 템스강을 거닐고 영국 의회 주변 거리에 모인 인파 속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현지 시민들의 카메라에 여러 차례 포착됐다.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조의를 표한 뒤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 주재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하기까지 남는 시간에 나들이에 나선 것으로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유의 파란색 양복 대신 짙은 청색의 재킷과 바지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차림이었으며 그의 곁에는 경호 인력으로 보이는 남성도 동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애도하는 기간에 영국의 민심을 가늠해 보기 위해 평범한 차림으로 인파 속을 다녀보기로 했던 것이라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그를 알아본 영국 시민들은 반가워하며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지만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암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눈에 띄는 모습에 비아냥이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게시하고 프랑스어로 '런던에 도착해 신분을 감춘 채 돌아다니는 에마뉘엘 마크롱. 영국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다'라고 적었다.
반면 또 다른 이용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올린 뒤 "내가 여태껏 본 암행 인사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라고 썼고, 한 이용자는 "북극곰 전용 골프장에 선글라스를 낀 채 기린 행세를 하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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