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여성이 히잡을 안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란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뒤 발생한 사망 사건은 인권에 대한 끔찍하고 지독한 모독"이라며 이란이 이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여성들은 폭력이나 괴롭힘 없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착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이란은 기본적인 자유를 행사하는 여성들에 대한 폭력 사용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란에서는 최근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안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폭행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편 미 상무부는 러시아에 수출통제 제품을 실어 날랐다는 이유로 이란항공, 마한항공, 케심파르스항공 등 이란의 3개 항공사의 항공기 183대를 수출 통제 위반 목록에 올렸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항공사는 전자제품을 포함한 대러 수출 통제 상품을 러시아로 운송해 미국의 대러 제재 중 하나인 수출통제를 위반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미국이 특정 사건을 두고 이란을 비난하고 제재를 추가한 것은 막바지로 치닫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와중에 나온 것이다.
최근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이란 정부와 연계된 조직에 대한 금융제재를 미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은 유럽연합(EU)의 최종 중재안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고, 미국은 협상 실패에 대비한 비상 계획까지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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