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형식으로든 회동 가능성…공식 회담일지는 여전히 불분명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0일 오전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뉴욕으로 출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출발에 앞서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올해 유엔총회의 주제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국제질서의 근본이 흔들리는 지금 유엔의 기능 강화를 비롯해 일본의 생각을 발신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당초 전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열도를 관통한 14호 태풍 '난마돌' 대응을 위해 방미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일본 총리의 유엔총회 참석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유엔총회에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약 3년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5일 "유엔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놓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지만,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같은 날 결정된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일본 언론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불투명하며, 유엔총회 때 양국 정상이 만나더라도 짧은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도 기시다 총리가 뉴욕 체류 중 영국, 튀르키예, 필리핀, 파키스탄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다면서 "한국 측이 발표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본 측이 부정하고 있어 (양국 정상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일 외교당국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박진 외교장관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한일) 정상 간 접촉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외교 당국자도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번 뉴욕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 양국 정상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어떤 형식으로든 회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혀왔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도 만남의 기회를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한국 대통령실의 지난 15일 발표대로 30분 남짓 진행되는 공식 회담이 될지 아니면 일본 언론의 보도대로 짧은 시간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에 그칠지는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한일 정상은 지난 6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때 공식 양자 정상회담은 하지 않고 만찬 자리에서 약 4분 동안 만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한일 정상 간 공식 대면 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9개월 동안 열리지 않고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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