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브라질 대통령 유엔서 '룰라 때리기'…"러 제재 반대"

입력 2022-09-21 00:50  

대선 앞둔 브라질 대통령 유엔서 '룰라 때리기'…"러 제재 반대"
보우소나루 "좌파집권 시절 국영 기업 부채 급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다음 달 2일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앞에서 경쟁자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을 겨냥한 '라이벌 때리기'에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는 국내에 만연했던 조직적인 부패를 뿌리 뽑았다"며 "좌파가 대통령직에 있던 시절 국영 기업 부채 증가와 관련해 책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좌파'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한 룰라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
룰라 전 대통령은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관계된 돈세탁 스캔들로 2018∼2019년 옥살이하다가 공판 무효화 결정으로 풀려난 바 있다.
앞서 TV토론과 각종 유세현장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옛 룰라 정부에 대해 "브라질 역사상 가장 썩었던 정권"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를 '과거의 브라질'이라고 규정한 뒤 "지금 우리는 비용을 절감하고 공공 서비스 수준을 높였으며, 디지털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이어지는 서방 세계의 대(對) 러시아 제재 조처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방적이고 선별적인 제재 채택이 분쟁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의 상황은 우리 모두를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서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를 더러운 에너지원으로 돌아서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부연했다.
그는 또 '세계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지역에 대한 환경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최근 국제사회 비판과 관련, "서유럽 전체 면적과 맞먹는 지역인 브라질 아마존에서는 주요 국내·외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80% 이상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항변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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