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엔 연설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 역설 "개도국 고통 받는 건 불공정"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선진 산업국가의 후진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열린 유엔 총회에 연설자로 나와 기후 변화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미 오래전에 대책을 논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 산업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개도국을 돕기 위해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책임이 크지 않은 나라들이 오히려 더 많이 고통받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이런 불공정은 반드시 시정돼야 하며 책무가 있는 국가들은 곧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코스는 올해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유엔 총회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가간 빈부 격차로 인한 여러 불공정 사례도 거론했다.
마르코스는 빈곤 국가의 채무 부담 증가 및 인터넷 접근 제한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 등 여러 문제점을 열거했다.
이와 함께 마르코스는 핵무기 감축을 비롯해 사이버 공간 및 인공지능(AI) 무기화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재자인 선친의 이름을 물려받은 마르코스는 올해 5월 9일 실시된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선친은 1965년 정권을 잡은 뒤 계엄령을 선포해 수천명의 반대파를 체포·고문하고 살해해 악명을 떨쳤다.
이에 시민들이 1986년 시민혁명 '피플 파워'를 일으켜 항거하자 하야한 뒤 3년 후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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