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을 통해 전기차로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2030년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업조사기관인 블룸버그NEF는 전체 미국 승용차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지난해 5%를 기록해 세계 평균(약 9%)에도 못 미쳤지만, 2025년에는 23%, 2030년에는 52%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전체 차량 판매량 가운데 절반을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 등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는데, IRA 시행 등으로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빨라지며 목표 달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전기차 비중이 세계 평균을 앞지르는 시기도 종전 2028년에서 2026년으로 2년 빨라질 것으로 블룸버그NEF는 봤다.
블룸버그NEF의 기존 전기차 비중 전망치는 2025년 16%, 2030년 44% 정도였다.
IRA는 탈탄소와 풍력·태양광·배터리·그린수소(탄소 발생 없이 생산된 수소) 산업의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을 위해 3천740억달러(약 521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북미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대당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내년 1월부터는 미국 등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조건도 추가된다.
이 때문에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한국 업체들은 세액 공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블룸버그NEF는 테슬라·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 3곳이 단기적으로 IRA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NEF 애널리스트는 IRA의 전기차 시장 영향에 대해 "내년 정도까지는 (매출상)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2020년대 후반이면 전기차·배터리 세액공제로 전기차 생산비용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IRA에 힘입어 미국 내 전기차 보급이 더 빨라질 경우 그만큼 IRA 혜택에서 소외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이에 현대차는 미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10월로 앞당겨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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