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23명 중 12명은 '안 할 것' 11명은 '할 것' 예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며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환율 방어를 위한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두고 시장 의견이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8∼19일 이코노미스트 2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2명이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 반면 11명은 환율이 일정 수준까지 오르면 엔화 매입 등을 통해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고 21일 전했다.
구체적으로 엔/달러 환율 150엔에서 개입이 들어갈 것으로 본 응답자가 5명이었고, 155엔(3명)·160엔(2명)·165엔(1명) 수준에서 개입을 전망한 경우도 있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 달까지 3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상단이 3.25%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BOJ는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금리차 확대에 따른 달러화 유출로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20% 넘게 올랐다. 지난 7일 24년 만에 최고치인 144.99엔을 찍은 뒤 이날은 143.8엔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고위 당국자들이 환율 안정을 위해 구두 개입하고 있고 BOJ도 시장 개입의 사전 단계로 알려진 '환율 점검'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재 환율 움직임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측면이 큰 만큼 BOJ가 개입한다고 해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BOJ는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0.25% 정도로 유지하기 위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융완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OJ는 이날 국채 금리가 0.25%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예정에 없던 채권 매입 방침을 밝히고, 5∼10년물 국채 1천500억 엔(약 1조4천600억원) 어치와 10∼25년물 국채 1천억 엔(약 9천730억원) 어치를 사겠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의 다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와 코로나19 확산, 세계적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일본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 35명이 내놓은 3분기 성장전망치 중간값은 연율 환산 기준 1.4%로, 8월 조사 당시의 2.0%보다 내려갔다. 4분기 성장전망치 중간값도 1.9%로 직전 조사 당시 2.2%보다 떨어졌다.
응답자들은 에너지·식품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분기에 2.8% 상승할 것으로 봤는데, 이는 지난 조사에서의 2.5%보다 올라간 것이다.
금융완화 정책으로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왔던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내년 4월 끝나는 가운데,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차기 총재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알려진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부총재를 꼽은 응답자가 21명 가운데 13명이었다.
일각에서는 BOJ 총재 교체 시 당국의 환율 개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구로다 총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아마미야 부총재가 자리를 이어받을 경우 현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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