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중남미·영국 출장 마쳐…"현지서 존경하는 여왕 추모"
인수가능성 거론 ARM 질문엔 "日손정의 회장이 뭔가 제안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연내 회장 승진설에 대해 "회사가 잘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보름간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21일 오후 6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해외 사업장 현장경영을 위해 지난 6일 출국해 중남미와 영국에서 15일간의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8·15 광복절 특사로 취업제한에서 복권된 뒤 첫 공식 해외 출장이다.
복권 후 이 부회장은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그룹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재계에선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자리를 유지 중이다.
다만 이날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 계획에 대해 즉답은 피했다.
그는 출장 소감을 묻자 "이번 출장은 오지에서 회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 격려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특사로 임명받아 런던에 가려고 했는데, 여왕께서 돌아가셔서 일정이 조금 바뀌었다"며 "존경하는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영국 출장에서 삼성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돼온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경영진과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라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ARM의 대주주로,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매각하려 했으나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부회장은 보름간의 출장 기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과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쳐왔다.
이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각각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멕시코에서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각각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고, 파나마에서는 중남미 지역 법인장 회의를 열어 중남미 사업 현황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22일과 23일 각각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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