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융안정상황…"사업 불확실성 커져 부실 우려↑"
충당금·담보유형·신용도 고려하면 비은행권 위험 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은 최근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금융권이 내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 뒤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PF 대출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나, 부동산가격이 하락 전환한 상황에서 경제 여건·부동산 가격 기대 변화 등에 따라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은행·보험·여전·저축은행·증권)의 PF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1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011∼2013년 PF대출 부실 사태 이후 은행권은 PF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았지만, 비은행권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PF대출을 늘렸다.
금융권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0.50%로 과거 PF대출 부실 사태 당시인 2013년 말(8.2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0.18%보다 상승했다. 요주의여신 비율도 지난해 말 1.91%에서 6월 기준 2.3%로 높아졌다.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익스포저 비율의 경우 은행권은 12.9%로 PF 대출 부실 사태 발생 직전인 2010년 말(37.4%) 보다 하락했으나, 보험(12.6%→53.6%), 여전(61.5%→84.4%), 증권(4.7%→38.7%)은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260.7%에서 79.2%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짐에 따라 사업 추진 불확실성 증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한 PF 대출의 부실 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택가격 상승 폭이 컸고 입주 물량 확대가 예정된 지역의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은은 특히 비은행권의 PF 대출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위기 시 유동성이 낮은 일반주택·상업용 시설 관련 PF 대출 비중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부실화 시 실질 손실 규모도 예전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증권·여전사 등은 은행·보험사에 비해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담보가치 불확실성이 높은 수익권증서의 담보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증권사는 유동성 제공 외 신용위험까지 부담하는 신용공여형 보증을 주로 확대하면서 유동성 확보 부담 외에 신용위험에도 노출돼있다.
저축은행 등은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사건 등에 대한 시공사 신용보강 기능이 약하다.
한은은 "PF대출 급증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업권별 취급 한도, 건전성 분류, 사업성 평가 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PF대출 부실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금융기관들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손실 부담 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감독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PF대출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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