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러·中·이란 핵위협도 경고…"외교로 핵비확산체제 강화"
대만 문제 관련 中에 "냉전 원하지 않아…'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우리 노력에도 북한은 지속해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올해 들어 계속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연쇄 발사와 제7차 핵실험 준비 움직임 등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겨냥해 이같이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 위협을 지적한 다음에 나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모든 국가가 외교를 통해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는데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전쟁은 승자가 없으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지난 1월 그런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오늘날 불안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는 10차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다른 모든 국가가 받아들인 비확산 신념을 무시했으며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무책임한 핵 위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전례가 없는 규모의 핵무기를 불투명한 방식으로 비축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이 의무를 다하는 경우 핵 합의(JCPOA)를 함께 복원할 준비가 됐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난 외교가 이런 결과를 얻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계속해서 믿는다. 핵 비확산체제는 유엔의 최대 성과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나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 등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 냉전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어떤 국가에도 미국이나 다른 국가 사이에 선택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세상'이라는 우리의 비전을 장려하는 보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다른 국가에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더 종속되게 하는 게 아니라 부담을 줄이고 국가의 자립을 돕는 투자다. 정치적 의무를 지게 하는 파트너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이 막대한 빚을 지게 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해왔다고 비판해왔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방어하겠다는 자신의 최근 인터뷰 발언을 의식한 듯 기존 대만 정책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외교를 통해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도모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며 40년간 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된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이나 대만) 어느 한쪽이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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