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서 미국인 1명·러시아인 2명 태우고 우주선 발사
3시간 걸쳐 지구 두바퀴 돌고 ISS 도킹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인 우주비행사 1명과 러시아인 2명이 나란히 '한 배'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고 AFP와 AP통신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우주과학 분야만큼은 협력 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4분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미국인 프랭크 루비오와 러시아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드미트리 페텔린 등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한 러시아의 소유스 MS-22 캡슐이 발사됐다.
로켓 발사 과정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각각 동시에 생중계했다.
소유스호는 3시간여에 걸쳐 지구 궤도를 두바퀴 돈 ISS의 '라스벳'(새벽) 모듈에 도킹을 마쳤다.
이들은 향후 6개월간 ISS에서 미국·러시아·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우주인과 함께 각종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ISS에서 새 동료들을 기다리던 이탈리아 우주비행사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는 소유스호가 갈지자로 움직이며 정거장으로 오는 모습을 촬영, 트위터에 올리며 "극적인 장면이다. 새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쓰기도 했다.
미국 우주비행사가 러시아 로켓을 타고 ISS에 도착한 것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우주비행은 양국이 ISS 비상사태에 대비해 대체 운송수단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체결한 '비행좌석 교환' 협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내달 3일에는 러시아 현역 비행사 중 유일한 여성인 안나 키키나가 미국 및 일본 비행사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ISS로 가게 된다.
AFP는 "우주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몇 남지 않은 협력 공간"이라며 "양국 우주비행사들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지상에서 격화하고 있는 갈등 사안을 건드리지 않고자 노력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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