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이재용과 면담…'ARM 인수전'에 삼성 참여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김철선 기자 =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삼성전자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간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거론했다.
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달 서울에서 만날 예정인데, 두 총수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ARM 인수전 참여가 공식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005930]와 소프트뱅크 산하 ARM 간 제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소프트뱅크 대변인이 전했다.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유력한 인수·합병(M&A) 대상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ARM을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매각하려 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올해 초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다.
손 회장의 이날 메시지는 전날 이재용 부회장의 ARM 언급 이후 나왔다.
이 부회장은 ARM 인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음 달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라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는 방안은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엔비디아의 인수 무산 사례처럼 독과점을 우려하는 각국 규제당국의 인수 승인 가능성이 희박하고, 반도체 업계 경쟁사들의 견제도 심하기 때문이다.
또한 100조원에 가까운 인수가격도 삼성전자 혼자 감당하기는 부담이다.
대신에 삼성전자가 ARM의 소수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당국 승인이나 인수자금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인수나 소수지분 투자, 나스닥 상장 후 지분 인수 같은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퀄컴도 ARM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올해 3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내달 한국을 방문하는 손정의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SK하이닉스 경영진과도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