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아냐"…기후변화 답변피했던 세계은행 총재 뒤늦게 진화

입력 2022-09-23 04:05  

"과학자 아냐"…기후변화 답변피했던 세계은행 총재 뒤늦게 진화
'화석연료가 기후변화 초래' 질문에 답변 안했다가 사퇴 압박 직면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가 사퇴 압력에 직면하자 해명하고 진화에 나섰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기후변화 관련 행사에서 사람들이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이 빠르고 위험하게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라고 답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세계은행이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 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세계은행 총재가 된 그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초적인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자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우리는 새 세계은행 수장이 필요하다"면서 "세계은행 총재에 기후변화 부정론자(climate denier)가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극우 '선거 부정론자'(election denier)에 빗대 자질을 문제 삼으면서 교체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하원 금융위 소속의 맥신 워터스(민주당·캘리포니아주) 의원도 "맬패스는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을 하는데 있어 세계은행의 리더십을 약화하고 있다"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도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맬패스 총재의 발언에 대해 "발언을 직접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놀랍기는 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환경 단체에서도 사퇴 요구가 분출됐다.
이에 대해 맬패스 총재는 2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 "나는 기후변화 부정론자가 아니다"라면서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을 태우는 것이 온실가스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하다. 청정에너지를 더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맬패스 총재는 이날 세계은행 직원들에게도 별도로 이메일을 보내고 같은 취지의 해명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맬패스 총재의 진화에도 환경 단체에서는 "이미 본색이 드러났다"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2차대전 후 각국 재건 자금 지원을 위해 설립됐으며 총재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미국이 사실상 선임해왔다.
맬패스 총재는 전임인 한국계 김용 총재가 2019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책적 불화 등의 이유로 중도에 하차한 뒤에 임명됐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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