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韓초산연령, 한세대도 안돼 26→32세…노동문화개선 필요"

입력 2022-09-25 07:02   수정 2022-09-25 16:03

OECD "韓초산연령, 한세대도 안돼 26→32세…노동문화개선 필요"
2020년 기준 영미는 여전히 20대…일본은 6년 연속 30.7세 유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주거·양육 부담 증가에 따른 출산 기피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 여성이 첫째 자녀를 낳는 평균연령이 한 세대도 안 돼 26세에서 32세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초산 평균연령은 1993년 26.23세에서 2020년 32.30세로 27년 만에 6.07세 올라갔다.
같은 기간(1993∼2020년) 미국은 24.4세에서 27.1세로 2.7세, 영국은 25.8세에서 29.1세로 3.3세, 노르웨이는 26.0세에서 29.9세로 3.9세 높아졌다.
아시아권의 일본은 27.2세에서 30.7세로 3.5세 올라갔다.

일본은 2011년 초산 연령이 30대(30.1세)로 넘어왔지만, 2015년부터 6년 연속 30.7세를 기록하면서 일단 상승세가 멈췄다.
한국은 이와 달리 2010년 30.10세, 2015년 31.20세, 2019년 32.16세를 찍었고 지난해에는 32.6세를 기록하는 등 초산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편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 수는 27만2천300명로 사상 최초로 20만명대까지 내려앉았고 합계출산율은 OECD 꼴찌인 0.84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평균을 가리킨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1976년 3.0명, 1983년 2.06명, 2017년 1.05명을 기록했고 2018년 1.0명 선을 깬 뒤 지난해에는 0.81명까지 내려왔다.
한국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동일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 문제는 계속 심화하는 추세다.
타국의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1960·2000·2020년 연도별로 미국은 3.65명·2.06명·1.64명, 영국은 2.72명·1.64명·1.56명, 노르웨이는 2.91명·1.85명·1.48명, 일본은 2.0명·1.36명·1.33명으로 바뀌어 한국보다는 출산율 하락세가 완만했다.



OECD는 "한국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에 직면하면서 출산 등을 미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교육과 취업에 있어서는 남녀 간 평등이 진전됐지만, 자녀를 가지는 데 드는 비용이 많다 보니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고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은 직장생활에서 요구되는 것들이 힘들고 장시간 노동하는 문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여성의 가사 부담이 많다고 평가하는 한편, 자녀교육이나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고 출산·양육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OECD는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여성들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미루고 출산 자녀 수도 줄인다"면서 무상보육이나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출산·양육 관련 대책 마련과 노동문화 등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 매칭이나 공적 지원을 통해 청년층의 실질임금을 올려주면 가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세금이나 사회보장적립금으로 유급 육아휴직을 완벽히 보장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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