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43명 실종 관련자 무죄 사법부에 연일 '십자포화'

입력 2022-09-24 04:00  

멕시코 43명 실종 관련자 무죄 사법부에 연일 '십자포화'
오브라도르 "정의 어긋난 판결" 성토…일부 과격시위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8년 전 대학생 43명 실종 사건 가해 혐의자들에 대한 법원의 잇따른 무죄 판결에 멕시코 사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부터 실종자 가족, 시민에 이르기까지 사법부에 대한 성토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정계 기자회견에서 "해당 재판부는 실체가 아닌 (수사와 관련한) 형식적 결함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더라도 무죄 판결은 비뚤어진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건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례적으로 사법부에 대해 작심한 듯 날 선 비판을 한 그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사법부 내부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과 관련해 '검찰과 재조사위원회 등에서 기록을 제대로 통합하지 못해 유죄 증가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취지의 아르투로 살디바르 대법원장 설명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저는 대법원장을 존경하고, 또 그가 재판부를 옹호하는 논리는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 피의자들, 행정부에 속해 있는 부패한 공무원들을 (무죄라고) 변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과 시민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법무장관실 앞에서는 전날 재판 공정성 확보와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으며, 이 집회는 실종자 가족들이 자리를 뜬 뒤 과격 시위로 변질했다.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는 등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과잉행동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세력이 일부 껴 있었던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이날은 오전부터 일부 시민과 실종자 지인 등이 군 부대 앞에 모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회 갈등으로 먹고사는 이들이 상황을 악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2014년 9월 26일 멕시코 게레로주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들은 지역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한 멕시코시티 집회에 참석하려고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이괄라 지역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았는데, 현장에 있던 43명은 이후 사라졌다.
애초 검찰은 지역 카르텔과 부패 경찰관의 공모 하에 벌어진 살인 사건이라며 이를 '역사적 진실'이라고 표현했으나, 최근 정부재조사위원회는 "정부 당국이 학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며 이전 수사 결과가 은폐·조작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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