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법관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가 현직 대법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하면서 이번 사건이 대법원 부패 스캔들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KPK는 지난 23일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드라자드 디미야티 대법관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KPK는 파산 위기에 처했던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이 대법원 판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약 22억 루피아(약 2억700만원)의 뇌물을 디미야티 대법관을 비롯해 6명의 대법원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디미야티 대법관은 이번 사건의 배심 판사 중 한 명이었으며, 대법원은 인티다나 조합에 유리한 방향으로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었다.
피를리 바후리 KPK 위원장은 "최근 피의자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으며, 한 대법원 직원의 집에서는 14만8천 싱가포르달러(약 1억4천700만원)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디미야티 대법관을 정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 판결에 참여한 모든 대법관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법원이 합의를 통해 판단을 내리는 기관인 만큼 디미야티 대법관 혼자서는 판결을 내릴 수 없어 다른 대법관들도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전반적인 부패 스캔들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도네시아 반부패학회는 KPK에 이번 사건 외에도 대법관 채용 비리 의혹 등 대법원 내 다양한 의혹들이 있다며 이런 사건들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최고입법기관인 국민평의회(MPR)의 밤방 수사트요 의장은 "'법원 마피아'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KPK의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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