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총리, 사우디-UAE-카타르 중동 순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동 순방길에 나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사우디 제2 도시 제다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양국의 협력관계를 논의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이번 겨울 에너지 부족 사태가 심화할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숄츠 총리의 이번 순방은 러시아산을 대체할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줄인 이후 중동 산유국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강대국인 사우디의 입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
사우디는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후 서방으로부터 사실상 따돌림을 당해왔다.
그러나 서방 세력을 주도하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접 찾아간 데 이어, 유럽의 리더격인 독일의 숄츠 총리도 사우디를 중동 순방의 첫 목적지로 정했다.
독일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서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 수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외교적으로도 이란 견제를 위해 사우디 등 지역 군사 강국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숄츠 총리는 경제협력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순방에 티센크루프, SAP, 에어버스, 지멘스에너지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경제사절단으로 합류시켰다.
숄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숨김없이 모든 안건을 다뤘다고 밝혔다.
그는 카슈끄지 사건도 거론했느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인권 관련 문제를 다 검토했다. 거론돼야 하는 문제를 숨기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영토와 주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그런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숄츠 총리는 이날 사우디를 떠나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했다. UA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바로 카타르로 이동,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를 접견한 뒤 중동 순방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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