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원/달러 환율 1,430원 넘고 코스닥지수 5% 폭락(종합)

입력 2022-09-26 16:10  

'검은 월요일'…원/달러 환율 1,430원 넘고 코스닥지수 5% 폭락(종합)
코스피도 3% 급락해 2년 2개월만에 최저 마감…코스닥지수는 700선 붕괴
하루만에 증시 시가총액 71조원 증발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26일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3.02%) 내린 2,220.94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연저점 경신은 물론 지난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 낙폭은 지난 6월 13일(-3.52%)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보다 29.20포인트(1.28%) 내린 2,260.80에 개장한 뒤 장 초반부터 빠르게 우하향했다.
장중에는 2,215.36까지 밀리며 장중 기준으로도 2020년 7월 27일(2,203.48)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2천456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도 36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천80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오후 들어 증시 급락세에 매도 폭을 키우며 이날 양대 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4천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해 1,430원대로 치솟자 공포 심리가 확산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0원 오른 1,431.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7일(고가 기준 1,436.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환율 급등과 함께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미국과 유럽발 악재가 내내 시장을 짓눌렀다.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경기 침체 공포가 이어졌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와 이탈리아 극우 정권 출범 등 유럽발 악재도 이날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소득세를 인하하고,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각종 감세 정책을 공개했다.
이런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해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의 과반 승리가 사실상 확정,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진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국내 증시 낙폭 확대는 파운드화의 추가적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약세 폭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는 FOMC나 미국 물가 등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 지표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낙폭이 확대돼 하단에 대한 두려움이 매운 커진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단이 열렸고,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005930](-1.10%)와 SK하이닉스[000660](-1.20%)가 나란히 1%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04%),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56%), 삼성SDI[006400](-2.13%), LG화학[051910](-5.46%), 현대차[005380](-4.20%), 네이버(-2.85%), 기아[000270](-3.61%), 카카오[035720](-2.13%)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건설업(-5.68%), 기계(-5.62%), 비금속광물(-5.18%), 운수·창고(-4.45%) 등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내린 종목 수는 891개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오른 종목 수는 34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6.99포인트(5.07%) 내린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2년 3개월여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9.76포인트(1.34%) 내린 719.60에 출발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이 1천90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229억원, 839억원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권에서 에코프로비엠[247540](-8.70%), 엘앤에프[066970](-8.15%), 천보[278280](-6.09%) 등 2차전지 관련주가 특히 크게 내렸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56%), HLB[028300](-5.07%), 카카오게임즈[293490](-1.75%), 펄어비스[263750](-2.25%) 등 시총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9조1천87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6조1천370억원이었다.
이날 하루 코스피 시가총액은 54조4천억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16조6천억원 각각 감소해 증시에서 시총 약 71조원이 증발했다.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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