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의원, 자동차산업협회·환경부 자료…양국 전기차 보조금 큰 격차
미국산 전기차 국내 점유율 급락해 IRA 맞대응 효과 미미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며 받은 보조금이 4천억원 넘어 국내에서 테슬라 같은 미국산 전기차가 수령한 보조금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전기차 보조금은 4천114억원으로 국내 시장의 미국 전기차 국비 보조금(166억원)과 비교하면 24.8배였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천652대로 미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3억1천647만달러로 원/달러 환율을 1,300원으로 계산하면 4천114억원이다.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 차종인 CV(Clean Vehicle)로 일반 전기차(EV)에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포함된 것이다.
한국의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대수는 미국(29만2천646대)에 이어 2위로 독일(3만6천170대), 일본(2만9천156대), 스웨덴(1만7천906대)을 앞섰다.
지난해 전체 수출(2만9천837대)보다 이미 38.4% 많다.
지난해 현대차[005380]의 미국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 비중은 3.8%였는데 올해 10.0%로 급등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전기차 한 대당 7천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이후 보조금 혜택 요건에 '북미 조립' 요건이 추가돼 현대차·기아는 연말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전기차는 전량 국내에서 조립된다.
내년에는 북미 조립 요건 외에 배터리의 광물·부품 비율 요건도 추가돼 보조금 받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수령한 전기차 보조금은 미국산 수입 전기차가 국내에서 받은 보조금에 비해 25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환경부의 '국적별 보조금 지급 현황'을 보면 상반기 전기차에 5천362억원의 국비 보조금이 지급됐는데 이 중 미국 수입차에 지급된 보조금이 166억원으로 3.1%에 그쳤다. 테슬라가 161억원이고 제너럴모터스(GM)가 5억원이다.
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이 4천693억원으로 87.5%에 달했고 중국 수입차가 388억원으로 7.2%였다.
전체 전기차 보조금 중 미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 비율은 2020년 18.8%(1천27억원)에서 지난해 11.6%(1천150억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올 상반기 3.1%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IRA에 대한 상응 조치로 미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런 통계를 보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자근 의원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 13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10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해 협력적 관계를 가진 만큼 산업통상자원부가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만난 결과 IRA에 대한 한국 측 문제 제기를 수용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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