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마리우폴 前시장…"군인들 면전서 러 귀속 투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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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군의 점령지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 연방 귀속 주민투표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현지 주민 사이에서 투표 후 러시아군에 징집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의 멜리토폴에선 주민들 사이에 러시아 본토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도 부분 동원령이 발동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군인들을 보충하기 위해 자국 예비역들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다.
뒤이어 23일부터는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러시아 귀속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투표는 27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된다.
임지에서 쫓겨난 이반 페도로프 전 멜리토폴 시장은 자신의 관내에서 주민투표가 끝난 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군으로 동원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주민들은 겁에 질려 있고 공황을 겪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언제 징집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멜리토폴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먼저 점령된 도시들 가운데 하나로, 이곳에서도 현재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페도로프 전 시장은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주된 이유는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우크라이나인들을 징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투표로 멜리토폴을 비롯한 점령지들이 러시아로 병합되면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도 동원령 대상이 되기 때문이란 설명을 달았다.
그는 주민투표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불법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면서 "무기를 든 군인들의 면전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주민들은 길거리에서 붙잡혀 가 자신은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를 대신해 투표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또 러시아 군인들이 세입자가 사는 집에 들어가 그가 그 집에 등록된 모든 사람을 대표해 투표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고도 했다.
페도로프 전 시장은 멜리토폴을 벗어날 수 있는 통로도 완전히 막혔다고 전했다.
그는 "멜리토폴에서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바실리우카가 지난 21일부터 나흘 동안은 18~35세 남성의 통행이 봉쇄됐고, 일요일인 25일부턴 아예 통로가 완전히 폐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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