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축소 공약했어도" 伊총선서 여심은 멜로니에 끌렸다

입력 2022-09-27 18:41  

"낙태권 축소 공약했어도" 伊총선서 여심은 멜로니에 끌렸다
출구조사 결과, 여성 27%가 멜로니 이끄는 Fdl에 투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 자리를 예약한 데에는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여론조사업체 Swg에 의뢰해 조사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중 27%가 멜로니가 이끄는 Fdl에 투표했다고 응답했다.
이틀 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 나선 총 22개 정당 가운데 멜로니 대표가 여심을 가장 많이 흡수한 것이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극우 여성 정치인인 멜로니 대표가 낙태권 축소를 공약한 점에 비춰볼 때 여성이 Fdl을 가장 높게 지지한 것은 역설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멜로니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낙태를 허용하되 의료진의 시술 거부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가정을 버린 아버지 때문에 홀어머니 아래서 자랐고 자신도 워킹맘이자 미혼모인 멜로니 대표가 딸아이를 키우며 정계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젊은 여성 유권자의 호감을 샀다는 분석도 있다.
범좌파 진영의 '맏형' 격인 민주당(PD)에 투표했다는 여성의 비율은 21%로 두 번째로 높게 나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인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 중도 성향 정당 '아치오네'(Azione·이탈리아어로 행동이라는 뜻)가 각각 9%, 7%로 뒤를 이어었다.
여성 표심이 우파 정당 2곳, 중도 좌파 2곳으로 극명하게 나뉜 셈이다.
여성은 투표를 기권한 비율도 높아서 41%가 이번 총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무직층은 범좌파에 속하는 오성운동(M5S)을, 외국인은 Fdl에 가장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0.26%의 득표율에 그친 공산당에 투표했다는 34세 이하의 젊은층이 1.4%에 달했던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체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가운데 Fdl과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 등으로 결성된 우파 연합은 44.02%를 득표해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Fdl은 26.01%를 득표해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 정당 대표인 멜로니는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2차 대전 이후 처음 집권하는 극우 성향 총리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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