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컨더리 제재 의식 행보…민간은행은 지난주 중단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튀르키예(터키)의 국영은행들이 미국의 압력에 밀려 러시아 '미르' 카드 결제 시스템의 사용 중단을 계획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튀르키예 고위 관료는 할크방크, 지라트방크, 바키플라방크 등 3개 국영 은행이 지난 27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에서 현재 미르 시스템에 의한 거래를 처리 중인 곳은 이들 3개 은행뿐이다.
미르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게 되자 서방 진영의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을 대체하려고 개발한 자체 카드 결제시스템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이 거래 상대방까지 제재하는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효과라며, 러시아 제재에 대한 튀르키예의 입장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미묘한 균형 잡기를 하면서 서방 제재에 동참하기를 피해왔다.
그러나 지난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뒤 기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귀국 즉시 미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으며, 같은 날 대변인은 튀르키예는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달 들어 러시아 미르 측과의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새 계약을 맺지 않도록 금융사들에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의 이스방크 등 2개 민간은행은 이미 지난주 미르 결제 시스템 사용을 중단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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