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상품교역지수 82.49로 사상 최저…1년 전보다 10.3%↓
유가 상승 등에 수입금액지수 28.8%↑…수출금액지수는 7.2%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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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우리나라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더 뛰면서 지난달 교역조건 지표가 또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84.49·2015년 100기준)는 1년 전보다 28.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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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2.9%) 이후 21개월 연속 상승이고, 오름폭(28.8%)도 7월(22.6%)보다 커졌다.
품목별로는 원유 등 광산품 수입금액지수 상승률이 77.2%에 이르렀고, 공산품 중 운송장비(35.1%)와 섬유·가죽제품(24.0%)도 올랐다.
수입물량지수(136.17) 역시 13.4% 높아져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주로 운송장비(53.0%), 컴퓨터·전자·광학기기(26.3%), 농림수산품(25.8%), 광산품(23.7%) 등의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8월 수출금액지수(136.84)와 수출물량지수(122.43)도 1년 전보다 각 7.2%, 5.1% 올랐다. 각 22개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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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품목 중에서는 석탄·석유제품(110.8%), 운송장비(28.2%)의 수출금액이 많이 늘었다.
수출물량지수 기준으로도 석탄·석유제품(39.6%), 운송장비(29.7%)의 증가율이 높았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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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상품교역조건지수(82.49)는 1년 전보다 10.3% 떨어져 17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88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수입 가격(전년동월대비 +13.6%)이 수출 가격(+2.0%)보다 더 크게 오른 탓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 유가도 떨어졌지만, 최근 반도체와 석유제품 가격 악세 등으로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 가격보다 (전월대비 기준으로) 좀 더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7월에 이어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수출물량지수(+5.1%)가 올랐지만, 순상품교역지수(-10.3%)가 내려 결과적으로 1년 전보다 5.7%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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