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가스관 누출, 내주까지 계속될듯…러-서방 공방속 긴장↑

입력 2022-09-30 02:03   수정 2022-09-30 17:11

발트해 가스관 누출, 내주까지 계속될듯…러-서방 공방속 긴장↑
총 4개 지점서 누출 확인…운영사 "노르트스트림-1 누출, 내달 3일 멈출 듯"
가스 저장돼 있어 온실가스 대량 방출…유럽 에너지위기 장기화 관측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에서 독일에 이르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에서 잇따라 가스 누출이 확인된 가운데 앞으로 며칠간 가스 누출이 더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파손으로 인한 누출이 내달 3일께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스웨덴 해안경비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총 4개 지점에서 가스누출이 확인됐는데, 이 가운데 노르트스트림-1에 한해 누출이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G 대변인은 다만 현재는 현장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향후 누출 지점에 접근해야만 정확한 파손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가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향후 운영과 관련한 어떠한 전망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이유로 들며 이달 초부터 이미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노르트스트림-1과 동일한 규모로 건설된 노르트스트림-2는 독일 정부가 대러시아 제재의 하나로 승인을 보류해 아예 가동된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두 가스관 전부 가스 누출 당시 가동되고 있진 않았지만, 양 가스관 모두 가스가 들어차 있어 이번 사고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전례 없이' 대량 배출돼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최초 누출 사고가 확인된 지 나흘째가 됐지만, 원인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파손이 발생한 해역을 관할하는 덴마크와 스웨덴 경찰은 각각 이번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해저에 있는 견고한 가스관이 공교로운 시기에 잇따라 파손됐다는 점에서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배후를 두고는 러시아는 미국을, 서방은 러시아를 서로 배후로 지목하며 공방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국가 차원의 테러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테러가 국가에 의한 모종의 개입 없이 일어났다고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로서 취합 가능한 모든 정보는 (이번 사고가) 고의적이며 무모하고 무책임한 사보타주의 결과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의 핵심 인프라에 대한 모든 고의적 공격은 (나토의) 단결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 누출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복구까지는 요원할 전망이다.
특히 가스관에 저장돼 있던 가스가 다 누출된 이후부터는 바닷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면서 가스관 부식이 진행돼 복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미 가시화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고가 "가스관이 이미 가동은 중단된 상태였지만 러시아가 향후 어느 순간에는 다시 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이란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유럽은 수입 천연가스의 40%가 러시아산이었지만, 전쟁 이후에는 현재 9%로 쪼그라들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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