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장기 복용, 관상동맥 질환 위험↑"

입력 2022-09-30 10:50  

"항우울제 장기 복용, 관상동맥 질환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우울증 치료제인 항우울제(antidepressant)를 장기간 복용하면 관상동맥 질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상동맥 질환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각종 심혈관 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말한다.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나린데르 반살 박사 연구팀이 22만121명(40~69세)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10년 후 관상동맥 질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최대 2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항우울제의 종류를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계열의 신세대 항우울제(시탈로프람, 세르트랄린, 플루옥세틴, 파록센틴)와 SSRI 계열이 아닌 구세대 항우울제(미르타자핀, 벤라팍신, 둘록세틴, 트라조돈)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10년 복용할 경우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2배,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73% 높았다.
SSRI 계열이 아닌 항우울제 복용 그룹은 복용하지 않는 대조군보다 이 모든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았다.
SSRI 계열이 아닌 항우울제 복용자는 SSRI 복용자보다 우울증의 중증도가 더 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 결과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과체중이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운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포함해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렇다고 항우울제를 갑자기 끊어서는 안 되며 걱정이 된다면 의사와 상의할 것을 연구팀은 권고했다.
전체적인 결과는 항우울제가 단기적으로는 안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 이유가 순전히 항우울제 때문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밝혀내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영국 바이오뱅크는 정밀 의료, 바이오헬스 산업 등 미래 보건의료 연구의 핵심 인프라로 2006~2009년 전국 22개 평가센터에서 모집한 50만여 명(37~73세)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전향적 동일집단 연구이다. 중년과 노년 질환의 예방·진단·치료가 목적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정신의학 저널 오픈'(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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