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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물가 상승에 맞서 3번 연속 0.5%포인트(P) 금리 인상 '빅스텝'을 단행했다.
샤크티칸타 다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는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기준금리를 5.4%에서 5.9%로 0.5%포인트(p) 올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도중앙은행은 지난 6월, 8월에 이어 3번 연속으로 금리를 0.5%p씩 인상하게 됐다.
3년 9개월 만에 단행한 지난 5월 금리 인상(0.4%p)까지 포함하면 5달 동안 총 1.9%p의 금리를 인상한 셈이다.
앞서 인도는 총선을 앞둔 2019년 2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6.50%에서 6.25%로 인하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려 4%까지 낮춘 상태였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장에 많은 돈을 풀었고,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졌다.
실제로 인도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0% 올랐다.
이는 지난 7월 6.71%보다 높아진 것으로 지난 4월 7.7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휘발유·경유 세금 인하, 곡물 수출 제한, 금리 인상 등의 조치 덕분에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들썩인 것이다.
루피화 가치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 시장도 불안한 상태다.
루피/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한때 처음으로 82루피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전반적인 인도 경제는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2분기의 경우 13.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 -0.6%와 0.4%에 그친 미국이나 중국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거뒀다.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명목 기준으로 8천547억 달러를 기록, 영국(8천160억 달러)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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