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주최 토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고강도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대만 간, 즉 양안 간 갈등에 연루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대(NUS)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이 전날 '대만 갈등에서 동남아 국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양안 문제 전문가들이 이런 지적을 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莊嘉穎) 교수는 대다수의 싱가포르인이 대만이 멀리 떨어져 있으며 양안 갈등을 미국과 중국 사이의 단순한 힘의 테스트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 유형은 양안 갈등이 국제 해상 및 항공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 것이라고 총 교수는 지적했다.
중국과 대만 간 충돌이 발생하면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은 곧바로 이에 연루될 수 있기 때문에 대만해협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총 교수는 강조했다.
총 교수는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대만 간 충돌이 빚어지면 미국과 호주가 확실하게 관여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호주가 싱가포르와 밀접한 군사적 안보적 연결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싱가포르는 양안 갈등에 거리를 두려워하겠지만, 양안 간 충돌이 빚어지면 초기에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총 교수는 예상했다.
서호주대학(UWA)의 라티 카미나와 교수도 총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과 대만 간 무력 충돌의 영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 대만 간 잠재적 전쟁의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카미나와 교수는 덧붙였다.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아이비 크윅 연구원은 중국과 대만간 충돌이 빚어질 경우 말레이시아가 남중국해에서의 이해관계와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을 계기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고,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8일까지 중국 문제, 대만 문제, 양안 관계 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이나파워(ChinaPower) 프로젝트' 결과 조사 대상 전문가의 63%가 '중국이 10년 이내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조사 대상 전문가 전원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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