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의 R&D 핵심, 메이단기술센터를 가다

입력 2022-10-03 15:00  

[르포]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의 R&D 핵심, 메이단기술센터를 가다
삼성·SK하이닉스의 주거래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기술 본산
420평 규모에 150대 기기 운용하며 실제 반도체공정 통해 기기 점검
최근 한국에 R&D 센터 투자 발표…규모·시기·위치는 아직 미확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29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있는 메이단 기술 센터(Maydan Technology Center).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연구개발(R&D) 센터다. '메이단'은 창립자 댄 메이단의 이름을 땄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센터 안에는 무게가 수십 톤은 족히 나가 보이는 수많은 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 곳곳에는 얇은 원판도 눈에 띄었다.
장비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정교한 작업을 하고 있었고, 기기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컴퓨터에 표시됐다.
센터 안에 있는 엔지니어들은 모두 흰색 방진복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신 무장'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컴퓨터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기기를 점검하고 서로 뭔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창문 벽이 있었지만, 외부에 있는 사람들도 먼지를 막기 위해 신발을 흰색 천으로 감싸야 했다. 또 창밖 너머에서도 사진 촬영은 일절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은 철저했다.



이 곳은 수많은 전자기기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반도체 제조 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었다.
초정밀의 세계가 펼쳐지는 반도체 공정은 10억분의 1m를 뜻하는 '나노' 단위에서 아주 미세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티끌이나 먼지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 센터 규모는 1만5천 스퀘어 피트, 약 420평에 달한다. 여기에는 150개의 반도체 장비들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는 핵심 재료인 얇은 원형 모양의 웨이퍼 제조에서부터 그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회로를 그리는 포토 과정을 거친다.
사진을 인화하듯이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를 인화하고 웨이퍼의 필요한 부분만을 남겨놓고 자르는 에칭 과정을 거친다.
이어 회로를 여러 겹 쌓는 증착을 통해 집적도를 높인다.
웨이퍼는 한 장에 많은 칩세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크기가 커져 왔지만, 현재는 300㎜가 가장 많이 쓰인다고 했다.
션 강 반도체 프로세스 엔지니어는 "웨이퍼가 무조건 크다고 좋은 건 아니고, 전력 등의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300㎜가 가장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여러 반도체 장비를 만들지만, 특히 웨이퍼 위에 회로를 얇게 여러 겹 쌓는 증착 기기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개발(R&D) 센터가 반도체 만드는 공정으로 돼 있는 것은 실제 제조 과정을 통해 기기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엔지니어는 "새로 개발한 기기들을 이곳에서 직접 사용해 봄으로써 실제 반도체 제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체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네덜란드 ASML, 미국의 램리서치와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이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에 큰 고객을 두고 있는 까닭에 한국에서는 12개 지역에 2천2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최근 한국에 R&D 센터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와 시기, 위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신설되는 R&D 센터도 이곳 메이단 기술 센터와 유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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