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등 겨냥 '화웨이식 제재'…"바이든 정부 들어 가장 강력"
"차세대 무기 개발·주민 감시체제 자동화 저지 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이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고성능 컴퓨팅(HPC)에 필요한 기술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새 조처를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수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관련 사정에 밝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HPC를 사용하는 중국 기업과 정부연구소 등 기관 다수를 겨냥해 '화웨이식 제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를 넘보던 중국 화웨이는 2020년 미국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FDPR은 외국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을 금지한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이 고사를 면치 못한 것인데,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중국 기업·기관 상당수도 이와 비슷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 단행된 조처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차세대 무기 개발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주민 감시체제 자동화를 저지할 의도로 이러한 제재를 준비해 왔다면서 "어느 중국 기업과 연구소가 영향을 받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에 더해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미국산 최신 장비 판매를 통제하려 할 것으로 전망되며,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쓰이는 미국산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NYT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기업과 주요 학술기관들이 데이터센터 건립과 슈퍼컴퓨터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이런 조처가 인공지능(AI)과 미사일공학, 생명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혁신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악관은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대변인 역시 현시점에선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은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감시와 모의 핵실험, 미국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최신무기 개발 등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한다고 비판해 왔다.
다만,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제한은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바이든 행정부 전략의 일환인 측면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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