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빠른데 안락하다…가장 잘 달리는 전기차 EV6 GT

입력 2022-10-07 08:00  

[시승기] 빠른데 안락하다…가장 잘 달리는 전기차 EV6 GT
제로백 3.5초 뛰어난 가속력 특징…몸감싸는 안정감도 장점

(태안=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아[000270]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차를 내놨다.
주인공은 EV6의 고성능 버전 '더 기아 EV6 GT'.
EV6 GT는 전기차지만 합산 430kW(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현재까지 출시된 국산차 중 최고다.
또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이 3.5초에 불과하고, 최고속도도 260km/h에 달하는 등 뛰어난 가속력을 갖췄다.
EV6 GT는 지난해 람보르기니 우루스, 맥라렌 570S, 페라리 캘리포니아 T 등 슈퍼카와 레이스에서 앞서 달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V6 GT의 미디어 시승회가 지난 4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렸다.
보통 신차 시승은 서울 시내나 인근 고속도로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EV6 GT는 강화된 주행 성능을 보다 전문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드라이빙 센터에서 시승회가 열린다고 기아 측은 전했다.
인스트럭터의 설명을 들은 뒤 런웨이 레드 색상의 EV6 GT 사륜구동 모델을 처음 마주했다. "맹수같이 과격하지만 부드럽게 운전할 수 있다"는 인스트럭터의 상반된 설명이 머리를 맴돌았다.
EV6 GT는 외형적으로 기존 EV6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앞바퀴 사이 형광 캘리퍼(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 장치)가 눈에 띄었다. 이 캘리퍼가 드리프트와 회생제동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건 시승 후에 알게 됐다.
시승은 인스트럭터의 지도 아래 조별로 진행됐다.
여기자 3명이 모인 D조는 가장 먼저 다목적 주행코스에서 제로백 체험에 나섰다.
지난달 센터 개관 행사에서 현대차[005380] 벨로스터N을 타고 제로백 체험을 한 터라 크게 긴장되진 않았다. 다만 당시 처음 느끼는 속도감에 결국 브레이크를 밟아 제로백 시간을 재는 경주에서 조 꼴찌를 한 기억이 떠올랐다.
'EV6 GT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란 생각으로 전용 주행모드인 'GT모드'를 누르고 액셀을 마음껏 밟았다.
전기차의 묵직함 때문인지 몸을 잡아주는 버킷 시트 때문인지 가속에도 몸이 붕 뜨는 느낌이 없었다. 의외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액셀 밟고 계속 갈 수 있을 듯싶었다.
제로백 시간을 나타내는 전광판에도 3.8초가 떴다. 공식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초대 안에 든 것만으로 감격스러웠다.

이어 젖은 노면 서킷에서 드리프트 체험이 진행됐다.
드리프트는 코너를 돌 때 액셀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EV6 GT는 기아 최초로 드리프트 모드가 적용됐는데 특히 선회 시 후륜 모터에 최대 구동력을 배분해 차량이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오버스티어' 기능이 강화됐다.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서 드리프트를 경험한 적은 있지만 직접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젖은 노면에서 원을 돌다 인스트럭터의 신호에 액셀을 끝까지 밟자 차가 미끄러지면서 빙글빙글 돌아갔다. 놀이기구가 따로 없었다. 어지러웠지만 재미를 만끽하고도 남았다.


EV6 GT의 장점이 가속력과 안정감이라는 사실은 이어진 마른 노면 서킷 시승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총 길이 3.4km 서킷에 만들어진 16개 코너를 돌 때마다 스티어링휠은 180도 이상 '휙휙' 돌아갔지만, 몸은 그만큼 심하게 쏠리지 않았다.
특히 EV6 GT는 회생제동 사용을 극대화하는 RBM 기능이 현대차그룹 중 최초로 적용됐다.
그래서인지 코너를 돌 때마다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는 '운전 미숙자' 기자도 브레이크 한번 밟지 않고 서킷을 10바퀴 이상 돌 수 있었다.
마지막 시승 코스는 레이싱 경기에서 볼 수 있는 기울어진 서킷의 고속주회로였다.
센터 바깥쪽을 감싸고 있는 고속주회로는 길이 4.6km의 4차선 서킷으로, 경사로 뱅크각은 38.87도에 달한다.
가장 큰 경사각의 1차선을 제외하고, 2∼4차선을 인스트럭터의 지시 아래 속도를 내며 달렸다.
이전 체험에서는 경사각이 큰 차선을 돌 때마다 약간의 기울어짐을 느꼈지만, EV6 GT는 서스펜션과 타이어 접지력 때문인지 서킷 바닥에 딱 붙어 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직선주로에서 최대 시속 230㎞까지 속도를 냈지만 정숙성과 안정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시승 전까지는 일반 모델로도 충분히 인기가 높은 EV6에 고성능 모델이 필요할까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시승해보니 EV6 GT는 운전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전기차임은 틀림없었다. 비록 기존 EV6보다 가격은 올랐지만, 슈퍼카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가성비 차라는 점은 공감한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