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적자 굳어질라'…정부, 총력 대응 '비상'(종합)

입력 2022-10-07 15:09   수정 2022-10-07 15:53

'경상수지 적자 굳어질라'…정부, 총력 대응 '비상'(종합)
8월 경상수지 30.5억달러 적자·상품수지는 44.5억달러 적자
한은 "9월·연간 흑자 전망"…정부, 수출경쟁력 강화·수입구조 개선 방안 마련
윤 대통령 "흑자 기조 유지되도록 선제적으로 대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용주 이동환 기자 = 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뛰는데 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기조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을 촉진하고, 에너지 취약성 등 구조적 적자 요소를 줄이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천만달러(약 4조3천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74억4천만달러 흑자)보다 104억9천만달러나 감소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고,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흑자 기조가 깨졌다.
특히 4월의 적자는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으로 배당소득수지 적자가 약 40억달러에 이른 영향이 컸지만, 8월의 경우 배당소득수지가 흑자(13억9천만달러)인데도 상품수지의 대규모 적자가 경상수지 적자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8월 상품수지는 1년 전보다 104억8천만달러나 줄어 44억5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7월(-14억3천만달러)에 이어 2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572억8천만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7.7%(41억달러) 늘었지만, 석탄·가스·원유 등 원자재 위주의 수입(617억3천만달러) 증가 폭(30.9%·145억8천만달러)이 수출의 약 네 배에 이르렀다.
수출 증가율(7.7%)은 작년 8월(32.6%)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특히 8월 대(對) 중국 수출이 통관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4%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도 작년 8월(8억4천만달러 흑자)보다 16억2천만달러 줄어 7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가 1년 새 2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12억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도 6억1천만달러에서 9억7천만달러로 3억6천만달러 커졌다.
다만 한은은 "9월 들어 무역적자(-37억7천만달러)가 크게 축소된 만큼 9월 경상수지는 흑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연간으로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경상수지 통계 발표 직후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국제수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앞으로 조선·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제조서비스·섬유패션 6개 주요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짜고, 수출 중소기업에 특화된 별도 지원 대책도 제시하기로 했다.
수입 측면에선 소재·부품·장비, 식량 등 주요 수입품목 공급선의 국내 전환이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 관광·운송·콘텐츠 등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에는 에너지 절약·효율화 대책도 예고한 바 있다.
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대외건전성의 기본 안전판은 경상수지"라며 "올해 연간으로 상당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이런 흑자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확대와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 효율화를 통한 수입 절감을 추진하고, 관광 물류 등 전방위에 걸쳐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세부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speed@yna.co.kr, dh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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