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갈라파고스 인근 오징어 싹쓸이…"진화론 발상지 위협"

입력 2022-10-07 16:11  

中어선, 갈라파고스 인근 오징어 싹쓸이…"진화론 발상지 위협"
더타임스 "어선 수백척 마구잡이 어로작업…거북·고래 등 위협"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중국의 대규모 어업 선단이 찰스 다윈의 진화론 발상지인 갈라파고스제도 해역에서 마구잡이 어로작업으로 오징어를 싹쓸이해 인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어선 수백 척이 모여들어 어로작업을 하는 곳은 에콰도르 서쪽 약 1천㎞ 해역으로, 1835년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토대가 된 연구 활동을 한 갈라파고스제도 인근이다.
이들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바다 위에서 연료 등을 공급받으며 물고기를 잡는다. 이들이 잡는 대표적인 어종은 갈라파고스제도 등 태평양 동부에서 주로 서식하는 훔볼트 오징어(Humboldt squid)다.
환경보호 활동가들은 중국 어선들의 이 같은 어로작업이 세계에서 생태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식지 중 하나인 갈라파고스제도 해역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어선들의 대규모 오징어잡이는 이를 주요 먹이로 삼아 살아가는 이 지역의 거북과 고래, 물개 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보호 비정부기구(NGO)인 '오세아나'(Oceana)의 말라 발렌타인은 "대규모 중국 선단의 상업적 어로작업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고 전 세계 해양 어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중국 선단의 싹쓸이 어업 때문에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먹이사슬이 되는 물고기들이 갈라파고스제도에 도착하지 못하고 인근 해역에서 어선에 붙잡혀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인근 해역의 어족자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중국 어선들은 3천여 척이 선단을 이뤄 원양어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중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 밖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시간은 총 1천만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어로작업은 특정 국가의 배타적 경제수역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어족자원을 고갈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대규모로 이뤄지는 이들의 작업이 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페루 인근 공해에서 올해 잡힌 어획량의 80%를 중국 어선들이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보호수역 확대 운동을 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제도의 어부 알베르토 안드레이드 씨는 "우리 바다는 이런 어업을 더는 견디지 못한다"며 "중국의 대규모 선단이 어족자원을 파괴해 이 지역에서 어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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