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6만8천원…일각선 "주주 위해 메모리 감산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받아들자 일부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는 데다가 반도체 '다운 사이클'이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은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11일 "주주를 위한다면 메모리 감산을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7만5천원에서 7만2천원으로 소폭 낮췄다.
이 연구원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원칙론적 태도는 시장과 수많은 주주의 기대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어 시장친화적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업체 마이크론 등이 설비 투자 축소·감산에 나서기로 한 반면,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감산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원은 "2022년의 반도체 산업의 판세는 과거와 같은 치킨게임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세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킬러 앱'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1∼2년 정도 치킨게임을 한다 해도 무너질 회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위적 감산은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감산은 매우 필요해 보인다"며 "그래야만 메모리 재고 사이클이 조금이라도 빨리 전환될 기회가 생길 것이고 이러한 대응이 수많은 삼성전자 주주들을 조금이라도 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도 이날 "전방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강하게 위축돼 실적 감익은 내년 2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1천원에서 7만3천원으로 내렸다.
김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기존 53조원, 39조4천억원에서 48조4천억원, 35조9천억원으로 하향한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내년 감익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급 균형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현 주가에서는 분할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대부분은 목표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올투자증권이 6만8천원으로 가장 낮았고, 유안타증권이 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올투자증권 김양재 연구원은 "경험상 주가는 6개월을 선행한다"며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본격화하는 10월 27일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6조원, 영업이익은 32.73% 하락한 10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오는 27일에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을 개최한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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