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美선거 우려 속 주시…"공화 의회장악시 지원 줄일수도"

입력 2022-10-12 00:00  

우크라, 美선거 우려 속 주시…"공화 의회장악시 지원 줄일수도"
공화 지지층 우크라 지원에 더 소극적…러의 여론조작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미국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전쟁의 향방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하원이 공화당에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이 지금처럼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지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공화당 의원과 후보들이 중국과 경쟁이나 국내 다른 문제가 더 우선이며 예산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더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막대한 지원에 불만을 표시해왔기 때문이다.
하원의 공화당 의원 대부분은 지난달 처리된 임시지출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졌는데 우크라이나는 이 법안에 120억 달러 상당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예산이 포함된 점에 주목한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우크라이나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외국 군사·경제 지원에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서방의 지원이 줄기 전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최대한 많이 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중간선거는 우리가 올겨울을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미 의회가 새로 구성되고 러시아가 에너지로 유럽을 협박하면서 러시아가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미국 여론이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는 만큼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변함없는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여야 지지로 우크라이나에 170억 달러가 넘는 군사지원을 제공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공화당에서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 8월 19∼21일 진행한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중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너무 많이 지원한다'는 답변이 29%로 지난 3월 조사(13%)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민주당 지지층은 큰 변화가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정치적인 동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보류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미국 정쟁의 피해자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한다.
또 러시아가 가짜뉴스 등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미국 선거에 개입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여론을 깎아내릴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보수 진영의 연례 최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는 지난달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물 세례"를 중단하라는 글을 올렸다가 러시아의 주장과 유사한 표현이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우리는 푸틴에게 맞서야 하지만 미국 납세자들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저항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가 큰 비용을 치른다는 논리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2015∼2019년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낸 바실리 찰리는 "모든 국가가 국민의 건강과 교육, 국내 프로그램, 일자리를 위해 돈을 써야 하며 그런 점은 완전히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안전을 확보하지 않으면 발전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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