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미상환 잔액도 1년 전보다 50%↑…글로벌 증시불안에 상환조건 충족 못해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홍유담 기자 = 최근 홍콩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출시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이 대거 손실구간에 진입하며 수익률에 경고등이 커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 연계 ELS 자사 상품들이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들어갔다고 공지했다.
홍콩H지수가 지난 11일 5.729.58로 거래를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전날 '공모 ELS 20423회'에 대해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원금 손실 기준을 뜻하는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1월 22일 발행된 이 ELS의 홍콩H지수 최초 기준가는 11,677.45, 녹인 배리어 가격은 최초 기준가의 50%인 5,838.7250으로 각각 설계됐다. 비슷하게 설계된 NH투자증권의 다른 ELS 상품 2종도 같은 날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다.
KB증권도 홍콩H지수가 10,000∼11,000선의 최초 기준가 대비 절반 이상씩 떨어져 녹인 배리어에 들어왔다며 'KB able ELS 제1787호', ' KB able ELS 제1605호' 등 자사 ELS 상품의 손실구간 진입 사실을 공지했다.
키움증권[039490] 역시 '제1747회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기초자산 중 하나인 홍콩H지수가 최초 기준가(8953.12) 대비 65% 미만으로 떨어져 손실구간에 들어갔다고 알렸다.
그밖에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 등 상당수 증권사가 전날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의 녹인 배리어 진입 사실을 안내한 상태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홍콩H지수와 함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유로스톡스 등이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인 지수형 ELS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6개월 단위로 돌아오는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평가해 조기 상환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기초자산 가치가 애초 증권사가 설정한 원금 손실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ELS는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ELS 미상환 잔액도 44조6천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4% 늘어난 상태다.
미상환 발행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ELS 상품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의 미상환 발행 잔액은 21조1천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8% 늘었다. 유로스톡스50 지수와 S&P 500지수의 경우에도 각각 72.06%, 56.74% 증가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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