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 두뇌 크기로 배양한 뇌세포 탁구 비디오게임 척척

입력 2022-10-13 11:19   수정 2022-10-13 13:15

호박벌 두뇌 크기로 배양한 뇌세포 탁구 비디오게임 척척
뇌세포 80만개 배양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 미니두뇌 첫 개발…뇌기능 실험 활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실험실에서 호박벌 두뇌 크기로 배양한 80만개의 뇌세포가 탁구와 비슷한 1970년대 비디오게임인 '퐁'(Pong)을 해낸 것으로 발표됐다.
미니두뇌는 지난 2013년 유전 질환인 소두증(小頭症) 연구를 위해 처음 만들어진 이후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비디오 게임과 같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제시됐다.
호주의 바이오텍 창업기업인 '코르티컬 랩스'(Cortical Labs)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기업의 '최고과학책임자'(CSO) 브레트 카간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외부환경을 인지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디시브레인'(DishBrain)을 개발한 결과를 학술지 '뉴런'(Neuron)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쥐의 배아에서 추출한 뇌세포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도한 뇌세포를 '다중전극어레이'(MEA) 위에서 배양해 전극을 통해 뇌세포를 자극하고 뇌세포의 활동을 읽을 수 있게 했다.
MEA의 왼쪽 또는 오른쪽 전극에 전류를 흘려보내 퐁 게임의 공이 있는 쪽을 알려주고 채로부터 공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신호의 빈도로 제시했다. 전극을 통한 피드백으로 디시브레인이 채처럼 행동하게 함으로써 공을 상대편 코트로 넘기는 법을 학습하게 했다.
그 결과, 디시브레인은 5분 만에 퐁 게임 방식을 학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을 자주 놓쳤지만 채를 움직여 공을 맞히는 성공률은 우연히 맞힐 수 있는 가능성보다 훨씬 높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디시브레인이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지각력'(sentience)은 있지만 '의식'(conscious)은 없어 인간처럼 게임을 하고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코르티컬 랩스의 최고경영자 혼 웡 총 박사는 "디시브레인은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뇌전증과 치매 등과 같은 뇌 약화 질환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이전보다 더 간단한 접근법을 제시해 준다"고 했다.
연구팀은 디시브레인을 통해 실제 두뇌 모델로 알코올이나 의약품 등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뇌세포에 에탄올을 주입해 디시브레인을 취하게 만든 뒤 사람이 취했을 때처럼 퐁 게임 성적이 떨어지는지 등을 실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했다.
카간 박사는 디시브레인을 컴퓨터 시대를 연 1947년의 첫 트랜지스터에 비유하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생물학적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다.
이번 연구와는 무관한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두뇌과학자 타라 스파이어스-존스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배양접시의 신경세포가 자극에 따라 반응을 달리 할 수 있지만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배양접시 위의 지능체는 아니며 (흥미롭고 과학적으로 중요하기는 하지만) 단순한 회로반응이라는 점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논평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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