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항공사로부터 수조 원대 예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대한항공[003490]이 산업은행에 예치한 수신 잔액은 1조9천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예치한 수신 잔액도 1조9천163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책 지원을 받은 항공사 통합 관련 자금 외에 운영자금까지 산은에 예치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산은과 거래관계가 없던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은 퇴직연금 계좌 등 각각 71억원, 101억원의 자금을 산은에 예치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다.
박 의원은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은이 '슈퍼갑'의 입장에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꺾기' 영업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2020년 11월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180640]에 8천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한진칼은 이 자금으로 2조5천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천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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